모리케이
모리계는 일본의 스트리트 패션 스타일이다. 문자 그대로 숲 스타일을 의미한다. 천연 소재의 옷을 부드럽게 겹쳐 입는 것이 핵심이다. 어스 톤과 차분한 꽃무늬를 주로 사용한다. 실루엣은 온화하고 소박하다. 동화 속 인물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이 스타일은 2006년 무렵 일본 소셜 네트워크 믹시(Mixi)의 모리걸 커뮤니티에서 시작되었다. 초코(Choco)라는 사용자 계정이 모리걸의 정의를 담은 체크리스트를 발표했다. 숲을 산책하는 것을 좋아하고 헐렁한 천연 소재 옷을 겹쳐 입는 사람을 뜻했다. 수공예품과 빈티지를 선호하며 유행보다 편안함을 가치 있게 여긴다. 이 리스트가 널리 퍼지며 커뮤니티의 시각적 기준이 되었다. 주요 품목으로는 면이나 리넨 소재의 A라인 드레스가 있다. 레이스 장식 블라우스와 니트 카디건도 필수다. 티어드 스커트와 앞치마 스타일의 겹쳐 입기용 아이템도 쓰인다. 보통 네 겹에서 일곱 겹의 옷을 겹쳐 입는다. 옷감 사이의 상호작용이 모리계 특유의 볼륨감을 만든다. 색상은 오프 화이트와 베이지 그리고 세이지 그린이 중심이다. 잔잔한 꽃무늬와 식물 자수 그리고 크로셰 디테일이 포인트가 된다. 모리계는 코티지코어와 겉보기에 비슷하다. 하지만 모리계가 10년 이상 앞선다. 코티지코어는 프레이리 드레스 같은 단일 아이템으로 전원 판타지를 표현한다. 반면 모리계는 여러 겹 쌓인 질감을 통해 정체성을 드러낸다. 내추럴계와 돌리계와도 관련이 깊다. 내추럴계는 단순한 차림을 선호한다. 돌리계는 빈티지를 활용하되 더 어둡고 낭만적인 분위기를 지향한다.
소재의 관점
모리계의 일관성은 레이어링 방식에 달렸다. 천연 섬유가 여러 겹 쌓이며 만드는 질감이 핵심이다. 각 층의 직물 특성이 위아래 층과 상호작용한다. 모리계의 소재 논리는 누적의 원리를 따른다. 특정 원단 하나가 룩을 결정하지 않는다. 여러 겹의 천연 섬유가 만드는 무게와 드레이프가 부드러운 실루엣을 완성한다.
면과 코튼 거즈. 면은 모리계의 기본 섬유다. 베이스 레이어부터 겉옷까지 모든 층에 쓰인다. 코튼 거즈는 모리계의 상징적인 소재다. 직조 구조가 느슨해 촉감이 부드럽고 주름이 자연스럽다. 다림질이 필요 없는 특성은 모리계의 소박한 미학과 일치한다. 이중 거즈는 비치지 않으면서 통기성이 좋다. 여러 겹을 껴입어도 쾌적함을 유지한다. 세탁할수록 소재는 더 부드러워진다. 마찰 부위에 생기는 보풀조차 오래 입은 흔적으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코튼 보일은 얇고 가볍다. 블라우스나 드레스 본체에 주로 쓰인다. 여러 겹의 옷이 너무 덥지 않게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코튼 보일은 거즈보다 주름이 날카롭게 잡힌다. 일본의 모리계 브랜드들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 효소 세탁 처리를 한다. 원단을 미리 부드럽게 만들어 자연스러운 드레이프를 유도한다.
리넨. 리넨은 중간 층이나 겉옷에 쓰인다. 튜닉 드레스나 와이드 팬츠가 대표적이다. 리넨 특유의 각진 드레이프와 시원한 감촉은 면과 대조를 이룬다. 모리계는 중간 두께의 리넨을 선호한다. 별도의 구조물 없이도 A라인 실루엣을 유지해주기 때문이다. 유럽산 리넨은 간혹 너무 뻣뻣하게 느껴질 수 있다. 사만사 모스(SM2)나 스튜디오 클립 같은 브랜드는 효소 세탁된 부드러운 리넨을 주로 사용한다.
리넨의 주름은 모리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루 종일 입으며 생기는 불규칙한 주름은 시간의 흔적을 담아낸다. 모리계는 이 주름을 미학적인 파티나로 간주한다. 원단 표면의 잡사나 톤의 불균일함도 수공예적인 가치를 더하는 요소로 평가받는다.
레이스와 크로셰. 레이스는 옷과 옷 사이를 연결하는 소재다. 밑단이나 칼라 그리고 소매 끝에 나타난다. 면 소재의 토숑 레이스나 클루니 레이스가 표준이다. 가공하지 않은 면의 노란빛이 도는 크림색을 선호한다. 너무 하얀 레이스는 새것처럼 보여 피한다. 크로셰는 장식이나 조끼 형태로 쓰인다. 손으로 뜬 크로셰는 코의 크기가 미세하게 다르다. 모리계는 이 불완전함을 제작자의 손길이 닿은 증거로 본다. 기계로 만든 제품보다 높은 가치를 부여한다.
크로셰는 구멍이 뚫린 구조 덕분에 반투명한 층 역할을 한다. 아래에 입은 옷을 은은하게 노출시킨다. 크로셰 조끼와 거즈 블라우스 그리고 레이스 캐미솔을 겹치면 세 가지 질감이 동시에 드러난다. 모리계는 이러한 투명도 차이를 체계적으로 활용한다.
울과 니트. 울 소재는 주로 가을과 겨울에 등장한다. 카디건이나 베레모 그리고 워머 형태로 쓰인다. 가벼운 무게의 실을 선택해 부피감을 줄인다. 꽈배기 무늬나 기본 메리야스 뜨기는 수공예 느낌을 준다. 보풀은 주요한 관리 대상이다. 하지만 모리계에서는 보풀을 억지로 제거하지 않는다. 자연스러운 소재의 노화를 수용하는 태도가 다른 스타일과 구분되는 지점이다.
코듀로이와 부드러운 데님. 코듀로이는 스커트나 멜빵 드레스에 쓰인다. 표면의 골 조직이 매끄러운 면과 대조를 이룬다. 가벼운 데님 소재도 간혹 사용되지만 부차적인 위치다. 두 소재 모두 채도가 낮은 어스 톤을 선택한다. 물이 빠진 듯한 색감이 모리계의 소재 서열과 잘 맞는다.
소재 시스템으로서의 레이어링. 모리계의 과제는 여러 겹의 옷을 입으면서 체온을 조절하는 것이다. 면과 리넨은 단독으로는 보온성이 낮다. 하지만 겹쳐 입으면 옷감 사이에 공기층이 형성된다. 한여름에 다섯 겹을 입는 것은 물리적으로 덥다. 그래서 브랜드들은 계절에 맞춰 원단 무게를 세밀하게 조정한다. 여름용 조각들은 아주 얇은 거즈나 리넨을 사용하여 시각적인 겹침은 유지하되 열 부담은 낮춘다.
카테고리의 정의
모리계는 2000년대 일본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자생한 스타일이다. 하라주쿠 하위문화와 코티지코어 사이의 독자적인 위치를 점한다. 세 가지 핵심 관계를 통해 정체성이 정의된다.
내추럴계와는 소재를 공유하지만 레이어링 논리가 다르다. 내추럴계는 리넨 드레스 한 벌처럼 단순한 구성을 선호한다. 모리계가 축적과 질감을 중시한다면 내추럴계는 절제와 미니멀리즘을 중시한다. 두 스타일은 같은 브랜드를 공유하기도 하지만 완성된 룩의 밀도에서 확연히 차이가 난다.
돌리계와는 빈티지 활용법에서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돌리계는 중앙 유럽과 동유럽의 민속 의상에서 영감을 받는다. 짙은 빨강이나 금색 등 무거운 질감을 사용한다. 모리계의 팔레트는 훨씬 가볍고 부드럽다. 두 스타일은 같은 시기 하라주쿠에서 공존하며 서로 영향을 주고받았다.
코티지코어와는 전원적인 소재를 공유한다. 하지만 구조적인 차이가 있다. 코티지코어는 특정 드레스 하나로 정체성을 드러낸다. 모리계는 여러 피스의 겹침을 통해 정체성을 분산시킨다. 코티지코어가 영미권 중심의 서사라면 모리계는 일본 인터넷 문화에 뿌리를 둔다.
방법론
이 글은 모리계를 소재 중심의 레이어링 시스템으로 다룬다. 의류의 무게와 드레이프 그리고 노화 방식이 어떻게 부드러운 볼륨을 만드는지 분석한다. 믹시에서 시작되어 텀블러로 확장된 시각적 문법과 커뮤니티의 평가 기준을 정리한다.
어원
모리(森)는 일본어로 숲을 의미한다. 계(系)는 스타일이나 계통을 뜻하는 접미사다. 일본 패션 분류에서 자주 쓰이는 표현이다. 따라서 모리계는 숲 스타일로 직역된다. 초기 믹시 커뮤니티에서는 모리걸이라는 명칭이 먼저 쓰였다. 모리걸이 커뮤니티의 정체성을 강조한다면 모리계는 패션 시스템으로서의 분류를 강조한다. 일본 밖에서는 두 용어가 혼용되지만 기술적으로 모리계가 스타일 명칭에 가깝다.
하위문화
모리계는 일본 소셜 네트워크 믹시의 커뮤니티 기능을 통해 탄생했다. 트위터나 라인이 등장하기 전 일본의 주류 플랫폼이었다.
믹시 커뮤니티와 초코의 체크리스트. 사용자 초코가 숲에 살 것 같은 소녀라는 개념으로 그룹을 만들었다. 그는 모리걸을 정의하는 30여 가지 특징을 발표했다. 헐렁한 천연 소재 옷을 입고 카페를 좋아하며 동화책을 읽는 등의 내용이었다. 패션과 라이프스타일을 결합한 이 리스트는 큰 호응을 얻었다. 2년 만에 수만 명의 회원이 모였다. 이 리스트는 구성원들이 스스로를 평가하고 결속하는 기준이 되었다.
스트리트 패션 기록과 잡지 보도. 하라주쿠와 시모키타자와의 패션 블로그를 통해 모리계가 주목받기 시작했다. 지퍼(Zipper)나 케라(KERA) 같은 잡지가 로리타와 페어리계와 함께 모리계를 다뤘다. 브랜드들은 이 흐름에 빠르게 반응했다. 사만사 모스 같은 브랜드는 커뮤니티가 정의한 소재와 색감의 옷들을 대량 생산했다. 덕분에 빈티지 발품을 팔지 않아도 누구나 이 스타일을 시도할 수 있게 되었다.
해외 확산과 텀블러. 영어권 패션 블로거들이 일본 스트리트 사진을 발견하며 해외로 퍼졌다. 텀블러가 주요 플랫폼이 되었다. 해외 팬들은 사만사 모스 같은 일본 브랜드를 구하기 어려웠다. 대신 무지나 망고의 기본 아이템과 에치(Etsy)의 수공예품을 섞어 활용했다. 이 과정에서 서구의 모리계는 일본보다 빈티지 비중이 높은 독특한 성격을 띠게 되었다.
코티지코어로의 연결. 2012년에서 2015년 사이 정점을 찍은 뒤 커뮤니티는 축소되었다. 하지만 핀터레스트와 틱톡을 통해 미학은 계속 이어졌다. 일본에서는 관련 브랜드들이 여전히 성업 중이다. 2020년 코티지코어의 유행은 모리계에 대한 재조명으로 이어졌다. 패션 평론가들은 두 스타일 사이의 시각적 유사성과 역사적 연결고리를 분석했다.
역사
모리계는 2000년대 중반 믹시의 커뮤니티 문화에서 싹텄다. 실명 기반의 플랫폼 특성상 커뮤니티는 비교적 온화한 성격을 띠었다. 초코가 만든 체크리스트는 사용자들 사이에서 일종의 놀이처럼 번졌다. 2008년 무렵 일본 패션 매체들이 이를 하나의 현상으로 다루기 시작했다. 하라주쿠와 키치죠지의 빈티지 룩이 모리계라는 이름으로 체계화되었다.
이후 상업적 공식화 단계가 이어졌다. 스트라이프 인터내셔널이 전개하는 사만사 모스는 모리계의 교과서적인 브랜드가 되었다. 이들은 일본 전역의 쇼핑몰에 입점하여 스타일의 접근성을 높였다. 니코앤드와 스튜디오 클립 같은 브랜드들도 비슷한 소재의 제품을 내놓으며 생태계를 형성했다. 2011년 일본 정부 관련 사이트인 웹 재팬은 모리걸을 주요 트렌드로 기록했다.
해외에서는 텀블러를 중심으로 커뮤니티가 형성되었다. 일본 브랜드 카탈로그를 번역하고 구매 대행 정보를 공유했다. 2010년대 중반 이후 하위문화로서의 명칭은 힘을 잃었지만 상업적인 기반은 견고했다. 일본의 주요 브랜드들은 여전히 동일한 소재와 실루엣을 생산하고 있다. 최근에는 코티지코어의 선구적인 스타일로 재평가받고 있다.
실루엣
- 무릎에서 미디 길이의 A라인 드레스. 여러 겹을 겹쳐 입는 것이 기본이다.
- 엉덩이를 덮는 긴 튜닉 블라우스. 와이드 팬츠나 스커트 위에 입는다.
- 층이 나뉜 티어드 스커트나 주름 스커트. 밑단에 레이스 장식이 보인다.
- 고무줄이나 끈으로 조절하는 넉넉한 핏의 리넨 바지.
- 니트나 크로셰 소재의 카디건과 조끼.
- 부드러운 안쪽 옷 위에 구조감을 더하는 에이프런 스타일의 덧치마.
- 허리선이 낮거나 아예 강조되지 않는 핏. 몸매를 드러내지 않는다.
- 전체적으로 둥글고 부드러운 형태다. 부피감이 어깨부터 밑단까지 고르게 분산된다.
소재
- 코튼 거즈와 이중 거즈. 블라우스와 드레스의 기본 소재다.
- 코튼 보일. 레이어링에 적합한 가볍고 얇은 면 원단.
- 중간 두께의 리넨. 드레스와 바지 그리고 겉옷에 쓰인다.
- 크림색 면 레이스와 크로셰. 장식이나 조끼 부위에 활용한다.
- 울과 울 혼방 니트. 겨울용 카디건과 소품에 쓰인다.
- 잔골이나 중간 골의 코듀로이. 스커트와 자켓 소재.
- 부드럽고 가벼운 데님. 멜빵 드레스 등에 간혹 쓰인다.
- 인공 섬유를 피하고 천연 섬유 위주로 구성한다.
컬러 팔레트
- 오프 화이트와 크림. 레이스와 거즈 소재를 아우르는 지배적인 바탕색이다.
- 베이지와 오트밀. 깊이감을 주는 중립적인 색상.
- 더스티 로즈와 모브. 채도가 낮은 핑크와 보라 계열.
- 세이지 그린과 포레스트 그린. 숲의 분위기를 강조하는 부드러운 녹색.
- 러스트와 시나몬. 따뜻한 흙빛의 포인트 색상.
- 카멜부터 초콜릿까지의 브라운 톤. 가죽 소품과 니트에 쓰인다.
- 면이나 리넨 바탕에 프린트된 아주 작은 꽃무늬.
- 전체적으로 햇빛에 바랜 듯한 따뜻하고 낮은 대비의 색조를 유지한다.
디테일
- 밑단과 소매 끝의 면 레이스 장식. 보통 1-5cm 너비의 크림색 레이스다.
- 옷 몸판의 크로셰 패널. 반투명한 질감을 더한다.
- 핀턱 주름과 잔잔한 셔링. 구조적이지 않은 부드러운 볼륨을 만든다.
- 톤온톤의 식물 자수. 은은하게 강조된 디테일.
- 금속 대신 조개나 나무 소재의 단추.
- 리넨이나 면 원단의 끝을 마감하지 않은 내추럴한 컷팅.
- 피터팬 칼라와 둥근 네크라인.
- 모서리가 둥근 패치 포켓. 레이스나 리넨 소재를 섞어 쓴다.
- 지퍼 대신 리본 끈이나 드로우스트링 활용.
액세서리
신발은 스타일의 마침표다. 초코의 리스트는 앞코가 둥근 신발을 강조했다.
- 갈색 계열의 둥근 코 가죽 구두. 굽이 낮거나 평평한 것을 선택한다.
- 무광 가죽이나 캔버스 소재의 메리 제인 슈즈.
- 둥근 코의 레이스업 앵클 부츠. 약간 낡은 듯한 느낌이 좋다.
- 여름에는 모카신이나 심플한 가죽 샌들.
날카로운 앞코나 높은 힐은 사용하지 않는다. 가방과 소품도 같은 논리를 따른다.
- 스티치가 보이는 천연 가죽 사첼백이나 캔버스 토트백.
- 봄과 여름의 밀짚 바구니 가방.
- 여름용 밀짚모자와 겨울용 니트 베레모.
- 목이나 가방에 묶어 사용하는 레이스 손수건.
주얼리와 헤어는 최소화한다.
- 얇은 체인의 작은 펜던트나 황동 반지.
- 말린 꽃을 넣은 레진 소품이나 꽃 모양 핀.
- 머리는 자연스럽게 풀거나 느슨하게 땋는다. 천 소재의 곱창 밴드를 활용한다.
- 화장은 거의 하지 않거나 아주 자연스럽게 연출한다.
신체 논리
모리계는 신체의 윤곽을 지운다. 여러 겹의 천연 소재가 피부와 겉면 사이에 완충 지대를 만든다. 결과적으로 아늑하고 정숙하며 둥근 실루엣이 완성된다. 허리선을 강조하지 않으며 네크라인은 쇄골 근처까지 올라온다. 이는 몸을 공격적으로 숨기는 것이 아니라 부드럽게 감싸는 방식이다. 착용자의 신체 곡선과 의복 표면 사이에 시각적인 거리를 둔다. 비율이나 노출보다 편안함과 질감을 우선한다. 모리계의 옷차림은 의도적으로 꾸민 것이 아니라 시간이 흐르며 자연스럽게 쌓인 것처럼 보여야 한다.
의복 논리
모리계 의류는 단독 아이템이 아닌 구성 요소로 기능한다. 블라우스는 드레스 아래에 입을 수 있을 만큼 넉넉하게 재단된다. 드레스는 다시 카디건을 겹쳐 입을 수 있는 여유를 둔다. 진동둘레는 일반적인 옷보다 넓게 파여 움직임을 방해하지 않는다. 각 층의 밑단 길이는 서로 엇갈리게 설계되어 모든 층의 끝단이 동시에 노출되도록 한다.
계단식 밑단 노출은 모리계의 핵심 문법이다. 안쪽 레이스가 겉감보다 몇 센티미터 더 길게 내려오는 방식이다. 이는 치밀한 길이 계산을 요구한다. 의도치 않게 옷이 뭉치지 않도록 단계적인 노출을 유도한다.
여밈 장치는 부드럽다. 지퍼 대신 단추와 리본 끈을 사용한다. 금속 하드웨어를 배제하여 수공예적인 서사를 강화한다. 입체적인 다트 대신 셔링이나 고무줄로 핏을 조절한다. 이는 정확한 실루엣보다 레이어링의 유연성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소재 선택도 층에 따라 고정된다. 피부에 닿는 안쪽은 부드럽고 얇은 거즈를 쓴다. 중간 층은 모양을 잡아주면서도 아래층을 압박하지 않는 리넨이나 보일을 쓴다. 겉옷은 구조감을 주되 딱딱하지 않은 코듀로이나 니트를 쓴다. 각 층의 역할이 분명하므로 위치를 바꾸면 레이어링이 무너진다.
모티프와 테마
모리계의 주제는 자연과의 정적이고 명상적인 관계다. 숲은 구체적인 디자인 소재이자 도시를 벗어난 사색의 공간을 의미한다. 모리계가 지향하는 자연은 험난한 야생이 아니다. 온대 숲의 산책길이나 나무에 둘러싸인 오두막을 연상시킨다. 나뭇잎 사이로 쏟아지는 부드러운 햇살 같은 분위기다.
수공예는 모리계의 영구적인 모티프다. 크로셰와 자수 그리고 손뜨개는 제작자의 노고를 상징한다. 이는 일본의 민예(mingei) 전통과도 맞닿아 있다. 불완전한 질감과 노화되는 소재를 수용하는 태도는 일본 특유의 미적 감각을 반영한다.
느리고 소박한 삶에 대한 향수가 저변에 깔려 있다. 동화책 읽기나 카페에서 시간 보내기 같은 라이프스타일이 이를 뒷받침한다. 모리계가 상상하는 과거는 평화롭고 가정적이다. 코티지코어가 영미권의 전원을 꿈꾼다면 모리계는 일본의 시골 풍경을 배경으로 한다.
문화적 시금석
- 믹시 모리걸 커뮤니티와 초코의 체크리스트 -- 스타일의 정의와 이름을 확립한 토대다. 패션과 라이프스타일의 결합을 이끌어냈다.
- 사만사 모스(SM2) 매장 -- 일본 전역에서 모리계 미학을 가장 대중적으로 보급한 브랜드다.
- 리틀 포레스트 (이가라시 다이스케 만화, 모리 준이치 감독 영화) -- 시골에서의 자급자족 생활을 다룬 작품. 온화한 시골 일상의 시각적 분위기가 모리계와 일치한다.
- 스튜디오 지브리 영화 (이웃집 토토로, 마루 밑 아리에티 등) -- 숲의 배경과 부드러운 색감이 모리계 커뮤니티의 주요 참고 자료가 된다.
- 스푼(Spoon)과 지퍼(Zipper) 잡지 -- 모리계와 내추럴계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일본의 주요 패션 잡지.
- 도쿄의 시모키타자와와 키치죠지 -- 빈티지 숍과 카페가 밀집한 지역으로 모리계 지지자들의 성지 역할을 한다.
- 푸른 꽃 (시무라 다카코 만화) -- 작품 특유의 부드러운 색감과 서정적인 분위기가 모리계의 감성과 연결된다.
- 요코하마 항구 지역의 빈티지 마켓 -- 모리계 의상에 필요한 레이스와 크로셰 아이템을 조달하는 주요 장소다.
브랜드와 디자이너
- SM2 (Samansa Mos2): 모리 스타일의 중심이다. 면과 린넨을 겹쳐 입는 스타일을 제안한다. 레이스 장식과 니트 카디건이 핵심이다. 일본 전역에서 쉽게 만날 수 있다.
- niko and...: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다룬다. 천연 소재를 활용한 기본 아이템이 강점이다. 차분한 대지의 색감을 지향한다.
- ehka sopo: 젊은 층을 공략하는 브랜드다. 잔꽃무늬 패턴을 즐겨 쓴다. 체형에 더 밀착되는 실루엣을 보여준다.
- studio CLIP: 면과 린넨 기반의 기본 아이템에 집중한다. 차분한 얼스 톤과 꽃무늬를 활용한다. 실용적이며 가격 접근성이 좋다.
- Olive des Olive: 자수와 레이스 디테일을 강조한다. 천연 소재를 사용해 서정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 MUJI: 미니멀한 기본 아이템의 기준이다. 면과 린넨 소재가 훌륭하다. 모리 스타일을 연출할 때 든든한 밑바탕이 된다.
- axes femme: 로맨틱한 레이어드 스타일을 제안한다. 리본과 레이스 장식을 풍성하게 사용한다. 장식적인 미감이 돋보인다.
- Nest Robe: 고급 린넨 의류를 생산한다. 단순하면서도 마감이 정교하다. 높은 품질과 독특한 실루엣을 동시에 제공한다.
- Lisette: 유럽풍 테일러링을 린넨에 접목한다. 모리 스타일의 아우터로 활용도가 높다.
- Kanmi: 가죽 소품 전문 브랜드다. 손바느질로 만든 가죽 가방이 유명하다. 자연스러운 가죽의 질감을 살린다.
- Ichi Antiquites: 자연스러운 마감을 추구한다. 빈티지한 색감의 면과 린넨 의류를 제작한다. 편안하고 익숙한 감성을 전달한다.
참고 문헌
[1] Web Japan. "Girls of the Forest: Mori Girl Fashion." Web Japan Trends in Japan, 2011. [2] My Navi Woman. "Mori Girl Fashion Guide." 2019. [3] Kawamura, Yuniya. Fashioning Japanese Subcultures. Berg, 2012. [4] Godoy, Tiffany. Style Deficit Disorder: Harajuku Street Fashion, Tokyo. Chronicle Books, 2007. [5] Marx, W. David. Ametora: How Japan Saved American Style. Basic Books, 2015. [6] Yagi, Takeshi. "Mori Girl and the Forest of Internet Community." Fashion Studies vol. 1, 2012.
